톤틴연금, 오래 살수록 더 받는 돈은 어디서 오나

요약. 노후 연금을 알아보다 "오래 살수록 더 많이 받습니다"라는 한 줄 앞에서 손이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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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국내 첫 상품이 나오면서 톤틴연금이라는 낯선 이름이 검색창에 올라왔습니다. 이 글은 연금액이 왜 늘어나는지, 그 돈이 어디서 오는지, 그 대신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늘어난 연금은 보험사가 얹어주는 돈이 아니라 먼저 계약을 떠난 사람들의 적립금입니다.

늘어난 연금은 먼저 떠난 사람의 적립금입니다

톤틴연금은 가입자가 연금을 받기 전에 사망하면 그 사람의 보험료 적립금을 유족에게 주지 않고 살아남은 가입자의 연금 재원에 더하는 구조입니다. 17세기 이탈리아의 로렌조 톤티가 고안했고 이름도 그의 성에서 왔습니다. 보험연구원 리포트는 이 원리를 숫자로 보여줍니다. 1,000명이 1만원씩 내고 연 이자가 2%면 총 적립금은 1,020만원입니다. 1년 뒤 사망률이 20%여서 800명이 남으면 한 사람 몫은 1만원이 아니라 12,750원이 됩니다.

일반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일찍 사망해도 보증기간 동안 유족이 연금을 받습니다. 톤틴연금에는 그 보증이 없거나 크게 줄어 있고, 그만큼의 재원이 오래 사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3월 이 방식을 장수리스크 대응 과제로 제시하면서 같은 보험료로 연금액이 38% 오르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신한라이프가 2026년 1월 7일 업계 처음으로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개시를 늦출수록 일반 연금과의 격차가 벌어집니다

40세 남성이 월 30만원씩 10년간 납입해 원금 3,600만원을 넣었을 때의 연 수령액 비교입니다.

연금 개시 나이일반 연금톤틴연금차이
60세214만원254만원+19%
70세334만원461만원+38%
80세542만원916만원+69%

격차가 나이에 따라 커지는 이유는 사망률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같은 기간에 계약을 떠나는 사람의 비율이 높고, 남은 사람에게 배분되는 몫도 그만큼 커집니다. 보험연구원이 인용한 계산에서 톤틴 방식의 명목수익률은 남성 60세 0.5%, 70세 1.15%, 80세 3.43%, 89세 11.42%로 올라갑니다. 60세에 개시하면 이 구조의 이점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톤틴연금은 개시를 늦출 여유가 있는 사람의 상품입니다.

대가는 중도 해지와 조기 사망 때 돌아옵니다

이 상품이 연금액을 올리는 재원은 세 가지 포기에서 나옵니다.

  1. 중도 해지 — 납입 10년 안에 해지하면 낸 원금의 절반 수준만 돌려받습니다.
  2. 연금 개시 전 사망 — 금융위원회는 기납입보험료와 보험료 적립액의 70% 중 큰 금액을 돌려주도록 기준을 정했습니다. 일반 연금의 사망보험금보다 적습니다.
  3. 짧은 유지 기간 — 신한라이프 상품의 연금 개시 보너스는 보험 기간 20년 이상인 계약을 개시일까지 유지해야 나옵니다. 그때 이미 납입한 기본보험료의 최대 35%가 붙습니다.

보험연구원은 2021년 리포트에서 불완전판매 위험을 함께 지적했습니다. 조기 사망 시 환급금이 줄어든다는 사실보다 손익분기점 이후 늘어나는 연금액만 강조해 판매하면 상속인의 민원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말 생명보험 증권의 67%가 톤틴 방식이었지만, 1905년 뉴욕주 조사 이후 판매가 법으로 금지된 전례가 있습니다.

가입 조건도 이 성격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신한톤틴연금보험은 가입 나이 15~55세, 연금 개시 나이 30~95세, 월 보험료 30만원 이상, 납입 기간 10년 이상, 최소 거치 기간 5년입니다. 20년 넘게 유지할 자신이 없다면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정리

톤틴연금의 증액분은 먼저 사망하거나 해지한 가입자의 적립금입니다. 개시를 늦출수록 일반 연금과의 격차가 커지고, 60세 개시에서는 그 이점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중도 해지와 조기 사망 때 돌려받는 돈이 일반 연금보다 적습니다.

가입을 검토한다면 상품 설명서에서 해약환급금 표를 먼저 펴고, 20년 뒤 그 금액을 감수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